수사 유형

건드려 본 언어들 중 계통이 너무 겹치지 않는 것들의 수사 패턴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하다 보니 내가 참 계통에 치우쳐서 공부했구나 싶다.
특히 인도유럽어 재구형 하나 써 놓고 나니 다 그게 그거라 더 이상 못 써 먹겠어... 흑.

몇 가지 원칙.
1. 고대어일 수록 형태론적으로 투명한 경향이 있으므로, 추적할 수 있는 데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로 한다.
  물론 민간 어원설이나 유추 등에 의한 수평화에 의해 오히려 후대의 언어가 유의미하게 수사를 묶는 경우도 있겠다.
  이에 대해서는 맨 뒤에 부기.
2. 음소적인 표기를 원칙으로 한다.
3. 자료 중 사용된 괄호
  ()는 해당 언어와 관련된 언어의 형태.
  {}는 한 단어로 합성/파생된 수사 요소들 묶음, 구분이 필요할 때에 한해 사용.
  []는 투명한 수사 어원.


중세 한국어 - 아래아는 @로 표기. 고대형은 본인의 식견이 미천하여 *h@d@n, *dubɯl 외에 아는 바가 없음. 개인적으로는 ㅓ의 음가에 좀 다른 견해가 있지만, 정설을 따름.
3-4, 5-6, 7-8, 10단위 접미사 -Vn
  1 h@nah
  2 dulh
  3 səjh
  4 nəjh
  5 das@s
  6 jəsɯs
  7 nilgub
  8 jədɯlb
  9 ahob
 10 jəlh
 20 sɯmɯlh
 30 sjəlhɯn
 40 maz@n
 50 sujn
 60 jəsjujn
 70 nilhɯn
 80 jədɯn
 90 ah@n
100 on

고대 영어(및 게르만 조어) - 고대 영어 철자법으로 표기.
대응 패턴 없음, 13 이후 -tyne 접미사 ; 10 단위 접미사 -tig
  1 an(*ainaz)
  2 twa(*twai)
  3 þreo(*thrijiz)
  4 feower(*petwor)
  5 fif(*fimfe)
  6 siex(*sekhs)
  7 seofon(*sebun)
  8 eahta(
*akhto)
  9 nigen(*niwun)
 10 ten(*tekhan)
 11 endleofan(*ainlif) [1 left]
 12 twelf(*twalif) [2 left]
 13 þreotene [3 10]
 14 feowertyne [4 10]
 15 fiftyne [5 10]
 20 twentig
 30 þritig
100 hundred(*khundrath)

고전 헬라어(및 인도유럽 조어) - 곡용이 있을 경우 남성형으로 통일. 대문자로 쓴 건 인도유럽어학의 sonant임을 나타냄.
대응 패턴 없음. 11과 12는 한 단어로 합성. 30부터 10 단위 접미사 -e:konta.
  1 heis(*oinos)
  2 dyo(*dwo:)
  3 treis(*trejes)
  4 tettares(*kwetwor)
  5 pente(*penkwe)
  6 heks(*swecs)
  7 hepta(*septM)
  8 okto:(*octo:)
  9 ennea(*newN)
 10 deka(*decM)
 11 hendeka [1 10]
 12 do:deka [2 10]
 13 treis kai deka [3과 10]
 20 eikosin
 30 triakonta(*-cMt) [3 10]
 40 tettarakonta
[4 10]
 50 pente:konta [5 10]
 60 hekse:konta [6 10]
 70 hebdome:konta [7 10]
 80 ogdoe:konta [8 10]
 90 enene:konta [9 10]
100 hekaton
 어파가 꽤 다르지만 꼴도 비슷하고 재미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재미있는 현대 프랑스어가 출동한다면 ?

현대 프랑스어 - 프랑스어 철자법대로.
대응 패턴 없음. 11~16 접미사 -ze, 30~60 10 단위 접미사 -ante, 살짝 60진법과 결합.
  1 un
  2 deux
  3 trois
  4 quatre
  5 cinq
  6 six
  7 sept
  8 huit
  9 neuf
 10 dix
 11 onze
 12 douze
 13 treize
 14 quatorze
 15 quinze
 16 seize
 17 dix-sept [10 7]
 18 dix-huit [10 8]
 19 dix-neuf [10 9]
 20 vingt
 30 trente
 40 quarante
 50 cinquante
 60 soixante
 70 soixante-dix [60 10]
 80 quatre-vingts [4*20]
 90 quatre-vingt-dix [4*20 10]
 91 quatre-vingt-onze [4*20 {10 1}]
 99 quatre-vingt-dix-neuf [4*20 10 9]
100 cent

고대 일본어
1-2-20, 3-6, 4-8, 5-10, 30 이후 10 단위 접미사 -so
pito
puta
mi
yo
itu
mu
nana
ya
kokono
towo
pata
miso
yoso
iso
muso
nanaso
yaso
kokonoso
momo

고대 한어 - 상고음은 郑张尚芳의 재구를 따름.
암만 쳐다 봐도 대응 패턴 안 보인다. 어거지를 쓰자면 一-二-四와 九-十의 운복, 七-八의 운미가 같다는 정도.
  1 *qlig
  2 *njis
  3 *suum
  4 *hljids
  5 *ŋaaʔ
  6 *rug
  7 *snhid
  8 *preed
  9 *kuʔ
 10 *gjub
100 *praag

베트남어
대응 패턴 없음.
  1 mot6
  2 ha:j1
  3 ɓa:1
  4 ɓon5
  5 nam1
  6 sa:w5
  7 ɓa:j4
  8 ta:m5
  9 cin5
 10 mɨə:j2
100 ʈʂam1
하기사 한어나 베트남어 같은 단음절어에 대응이 있으면 의사 전달이라는 기능 측면에 방해가 되겠다만.

고대 히브리어 - 성 표지 접사를 보이지 않기 위해 1과 2는 남성, 3부터는 여성형을 취했고, 모두 절대형. 음소 표기이므로 마찰음화 등의 변이음 모두 무시. 단, 모음 약화는 그대로 둠.
대응 패턴 없음. 10 단위 접미사 -i:m(복수형 표지).
  1 eħa:d
  2 šənayim
  3 ša:lo:š
  4 ʔarbaʕ
  5 ħa:me:š
  6 še:š
  7 šebaʕ
  8 šəmo:neh
  9 te:šaʕ
 10 ʕeser
 20 ʕesəri:m [10의 복수형]
 30 šəlo:ši:m
 40 ʔarba:ʕi:m
 50 ħamiši:m
 60 šiši:m
 70 šibəʕi:m
 80 šəmo:ni:m
 90 tišʕi:m
100 me:ʔa:h

고대 바빌로니아어 - 히브리어와 마찬가지로 1과 2는 남성, 3부터는 여성형을 취함. 절대형.
패턴 대응 없음. 60 이하 10진법, 그 윗자리에서는 60진법. 11~19 접미사 -ššer, 10 단위 접미사 -a:.
   1 ište:n
   2 šina:
   3 šala:š
   4 erbe
   5 xamiš
   6 šediš
   7 sebe
   8 sama:ne
   9 tiše
  10 ešer
  11 ište:ššer
  12 šinšer
  13 šala:ššer
  14 erbe:šer
  15 xamiššer
  16 šeššer
  17 sebe:šer
  18 sama:ššer
  19 tiše:šer
  20 ešra:
  30 šala:ša:
  40 erbea:
  50 xamša:
  60 šu:ši
 600 ne:r
3600 ša:r
100 meat, 1000 li:mi 두 수사가 있기는 했지만 사용 빈도가 낮았던 듯.

고대 돌궐어 - 현대 터키어와 큰 차이가 없으므로 현대 터키어는 생략. yeti/yiti 같은 것은 하나만 적었음.
1-5는 아닌 것 같고, 6-7과 8-9는 애매, 60-70과 80-90은 뚜렷. 10 단위에서 50까지 독립적인 어휘, 6,70 접미사 -miš.
  1 bir
  2 eki
  3 üč
  4 tört
  5 bis
  6 altɨ
  7 yeti
  8 säkiz
  9 toquz
 10 on
 20 yegirmi
 30 otuz
 40 qɨrq
 50 älig
 60 altmiš
 70 yetmiš
 80 säkiz on [8 10]
 90 toquz on [9 10]
100 yüz
50까지 생뚱맞은 단어를 쓴다는 건 그 자체로 특이한 점.

만주어 - 전자는 Möllendorf식.
설마 2-10은 아닐테니 대응 패턴 없음. 60 이후 10 단위 접미사 -ju.
  1 emu
  2 juwe
  3 ilan
  4 duin
  5 sunja
  6 ninggun
  7 nadan
  8 jakūn
  9 uyun
 10 juwan
 11 juwan emu [10 1]
 15 tofohon
 20 orin
 30 gūsin
 40 dehi
 50 susai
 60 ninju
 70 nadanju
 80 jakūnju
 90 uyunju
100 tanggū
돌궐어와 마찬가지로 60 이후에나 규칙성이 나타나지만, 돌궐어와 달리 4-40과 5-50은 음운적 연관성이 보인다.
15 혼자 독립적인 단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이.

문어 몽골어 - 할하 몽골어는 거의 규칙적인 음운 변화를 겪었으니(예 :
γ 탈락후 장모음화) 생략.
뚜렷한 대응 패턴 없음.
  1 nigen
  2 qoyar
  3 γurban
  4 dörben
  5 tabun
  6 ǰirγuγan
  7 doloγan
  8 naiman
  9 yisün
 10 arban
 20 qorin
 30 γučin
 40 döčin
 50 tabin
 60 ǰiran
 70 dalan
 80 nayan
 90 yeren
100 ǰaγun
'뚜렷한' 대응 패턴이 없다고 한 건 3-4-5 사이의 느슨한 관계(-bVn)와 30-40-50 사이의 관계(-in),
그리고 6-7 사이의 관계(-
γan)와 60-70 사이의 관계(-an) 때문인데, 이건 우연이나 음운 환경에 의한 것일 듯하다.
그 이상의 끈적한 관계는 없어 보인다.

현대 스와힐리어
대응 패턴 없음.
  1 moja
  2 mbili
  3 tatu
  4 nne
  5 tano
  6 sita
  7 saba
  8 nane
  9 tisa
 10 kumi
 20 ishirini
 30 thelathini
 40 arobaini
 50 hamsini
 60 sitini
 70 sabini
 80 themanini
 90 tisini
100 mia
왠지 tatu, nne, tano 같은 걸 보고 있으면 대응 패턴이 있을 것도 같은데,
6부터는 죄다 셈어(정확히는 아랍어) 차용어라 패턴이고 뭐고 없다.
다른 반투어를 뒤져 보면 뭔가 나올지도.
하지만 본인은 다른 반투어를 모름. 배 째.

고대 이집트어 - Antonio(1995)의 재구를 따름.
대응 패턴 없음.
  1 *wuʕʕuw
  2 *sinuwwaj
  3 *χamtaw
  4 *jifdaw
  5 *di:jaw
  6 *sa
ʔsaw
  7 *saf
χaw
  8 *
χama:naw
  9 *pisi:ɟaw
 10 *mu:ɟaw
 20 *ɟawa:taj
 30 *ma
ʕbvʀ
 40 *
ħvmew
 50 *dijjaw
 60 *saʔsew
 70 *saf
χew
 80 *χamnew
 90 *pis
ɟijjaw
100 *šinjut
이건 스와힐리어보다 더 심한 잡탕이다. 심지어 하우사어와 비슷한 수사까지 섞여 있으니 쥐쥐.

말레이어
대응 관계가 있는 것도 같은데 공부 부족으로 확실한 건 알 수 없다. 뒤에 부연.
  1 satu
  2 dua
  3 tiga
  4 əmpat
  5 lima
  6 ənam
  7 tujuh
  8 dəlapan
  9 səmbilan
 10 (sə)puluh [1 10]
 11 s
əbəlas [1 10]
 12 dua b
əlas [2 10]
 20 dua puluh [2 10]
100 ratus
뚜렷한 대응이 안 보이긴 하는데, 그래도 뭔가 석연치 않은 게 9의 səmbilan이다.
sə는 1이라는 뜻이니, 나머지 bilan과 puluh와 bəlas가 좀 닮아 있는 것도 수상하고,
어두 분절음이 1-9-s, 2-8-d, 3-7-t, 4-6-
ən(əmpat의 m은 조음 위치 동화로 볼 수 있으니)으로 모두 일치하는 것도 미심쩍다.
뭐 물론 우연일 수도 있는 거고. ㄲㄲㄲ

말라얄람어(드라비다 조어)
1-2, 3-4, 5-6, 7-8, 9-10.
 1 onnu(*oru)
 2 raNTu(*iru)
 3 mu:nnu(*muC)
 4 na:lu(*na:l)
 5 añcu(*cayN)
 6 a:Ru(*caRu)
 7 e:Zu(*eZu)
 8 eTTu(*eTTu)
 9 onpatu(*toL) [10-1?]
10 pattu(*pat)
깔끔하구만.

수메르어
1-3, 2-4, 5진법+10진법+20진법이 결합된 -_- 60진법 형태.
  1 aš
  2 min
  3 eš5
  4 limmu
  5 ia2
  6 aš3
[5 1]
  7 imin [5 2]
  8 issu [5 3]
  9 ilimmu [5 4]
 10 u
 20 niš
 30 ušu [3*10]
 40 nin [20*2]
 50 ninu [20*2 10]
 60 geš
120 gešmin [60*2]
600 šar
그냥 숫자 더 만들어. -_-+

이뉴피악어
대응 패턴 없음. 5+10+20진법. 접사 -utaiʎaq : -1, 접사 -kipiaq : 20 단위.
  1 atausiq
  2 malʁuk
  3 piŋasut
  4 sisamat
  5 tallimat
  6 ittʃakʂat
  7 tallimat malʁuk [5 2]
  8 tallimat piŋasut [5 3]
  9 qulinŋuʁutaiʎaq [10-1]
 10 qulit
 11 qulit atausiq [10 1]
 12 qulit malʁuk [10 2]
 13 qulit piŋasut [10 3]
 14 akimiaʁutaiʎaq [15-1]
 15 akimiaq
 16 akimiaq atausiq [15 1]
 17 akimiaq malʁuk [15 2]
 18 akimiaq piŋasut [15 3]
 19 iɲuiɲaʁutaiʎaq [20-1]
 20 iɲuiɲaq
 30 iɲuiɲaq qulit [20 10]
 40 malʁukipiaq [2*20]
 50 malʁukipiaq qulit [2*20 10]
 60 piŋasukipiaq [3*20]
 70 piŋasukipiaq qulit [3*20 10]
 80 sisamakipiaq [4*20]
 90 sisamakipiaq qulit [4*20 10]
100 tallimakipiaq [5*20]
200 qulikpiaq [10*20]

아이누어
대응 패턴 없음. 위의 말레이어(추정)와 이뉴피악어가 섞인 방식.
  1 sine
  2 tu
  3 re
  4 ine
  5 asikne
  6 iwan [10-4]
  7 arwan [10-3]
  8 tupesan [10-2]
  9 sinepesan [10-1]
 10 wan
 11 sine ikasma wan [1 남은 10]
 20 hotne
 30 wan etu hotne [10 모자란(?) 2*20]
 40 tu hotne [2*20]
 50 wan ere hotne [10 모자란 3*20]
 60 re hotne [3*20]
 70 wan eine hotne [10 모자란 4*20]
 80 ine hotne [4*20]
 90 wan easikne hotne [10 모자란 5*20]
100 asikne hotne [5*20]
30부터 등장하는 접두사 e-의 정체를 모르겠다. 아시는 분 있으면 제보를.
타동사에 붙어서 '~について'의 뜻을 만들어 주는 e-랑 그나마 좀 비슷한 것 같긴 한데...
조사로 보면 좋겠지만 위치가 아니고.

덴마크어 (끝소리 님 제보)
대응 패턴 없음. 13 이후 접미사 -ten. 50 이후 20의 곱으로 표현.
  1 en
  2 to
  3 tre
  4 fire
  5 fem
  6 seks
  7 syv
  8 otte
  9 ni
 10 ti
 11 elleve
 12 tolv
 13 tretten
 14 fjorten
 15 femten
 16 seksten
 17 sytten
 18 atten
 19 nitten
 20 tyve < to dive [2 10]
 30 tredive < tre dive [3 10]
 40 fyrre < fire dive [4 10]
 50 halvtreds < halvtredje-sinds-tyve [2.5 20]
 60 tres < tre-sinds-tyve [3 20]
 70 halvfjerds < halvfjerde-sinds-tyve [3.5 20]
 80 firs < fire-sinds-tyve [4 20]
 90 halvfems < halvfemte-sinds-tyve [4.5 20]
100 hundrede
 덴마크인들은 이누이트나 아이누인 이상으로 숫자 20을 사랑하는구나...
 숫자 20을 사랑하는 언어는 상당히 많은데, 여기를 참고.
 (이걸 보고 나니 이 포스팅을 총체적으로 다시 써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으나 오오 귀차니즘 그것은 나의 인생.)

핀어 (끝소리 님 제보)
1-2, 5-6, 8-9, (3-4), (7-10). 11~19 접미사 -toista. 20 이후 접미사 -kymmentä.
  1 yksi
  2 kaksi
  3 kolme
  4 neljä
  5 viisi
  6 kuusi
  7 seitsemän
  8 kahdeksan [10-2 ?]
  9 yhdeksän [10-1 ?]
 10 kymmenen
 11 yksitoista
 20 kaksikymmentä
 30 kolmekymmentä
 40 neljäkymmentä
 50 viisikymmentä
 60 kuusikymmentä
 70 seitsemänkymmentä
 80 kahdeksankymmentä
 90 yhdeksänkymmentä
100 sata
 어원을 파고 들면 뭔가 더 나올 법도 한데, 핀-우그르어 쪽으로는 아직 공부한 바가 전혀 없어 이 이상의 추적은 힘들겠다.



의외로 ablaut 등의 방법을 써서 숫자를 늘리는 언어는 많지 않았다.
대신 삼칙-_-연산을 이용해 큰 숫자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은 흔했는데,
위에 언급한 언어들이야 본인이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나름 메이져 언어였던 거고,
소위 "원주민" 언어들이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는 여기를 참고.
위 링크에는 7이라는 숫자를 만들어내기 위해 심지어 '짝짝짝홀(
kuko kuko kuko ki)'이라는 단어를 쓰는 언어 자료도 보인다.

셈을 돕는 손가락이 열 개이니 십진법이 발달한 건 당연한 결과이고
그게 대다수 언어에 반영된 것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마음 먹고 달려들어 보면 그 당연함에서 살짝 일탈한 현상들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다른 패턴을 가진 언어를 아시는 분은 소개해 주시압.




부기하겠다던 유추 현상 몇 가지.

한국어 한어계 7-8(칠-팔)
각각의 중고음이 tshiɪt과 pγɛt이므로, '칠'과 '발'이 되었어야 함. (재구는 역시 郑张尚芳을 따름.)
ㅊ에 이끌린 ㅂ이 ㅍ으로 유추.


영어(게르만어) 4-5(four-five)
4의 f는 *kw, 5의 f는 *p에서 왔으므로(quad-core, pentagon, pentium 등을 떠올려 보라 !),
각각 'whour'와 'five'가 되었어야 하고, 마찬가지로 독일어의 fünf도 'hünf'.
*p에 이끌린 *hw가 *p로 유추.
*kw가 현대 영어에서 'wh'가 되어야 한다는 건, 혹시 로망스어를 안다면 que와 what의 관계에 주목하길.
'quo vadis ?'에서 보이듯이 라틴어의 의문사가 대개 qu-로 시작하는 반면 영어의 의문사는 wh-로 시작한다능 !
(로망스어에는 인도유럽 조어
*kw가 그대로 반영되었다. 현대어에서는 w 요소가 대부분 소멸했지만.)


러시아어(고대 슬라브어) 9-10(d'ev'at' - d'es'at')
고대 슬라브어도 마찬가지인데, 9의 d는 *n에서, 10의 d는 *d에서 왔으므로, 적어도 n'ev'at'가 되어야.
*n이 *d에 이끌려 *d로 유추.

끝소리 님을 따라 언어 밸리가 생길 때까지 세계 밸리에 보냅니다.
(사실 주제 선택하지 않으면 밸리로 안 가는 줄 알았는데 어차피 간다는 걸 발견하고... 'ㅅ')

by ουτις | 2009/03/07 08:47 | 트랙백 | 핑백(2) | 덧글(15)

트랙백 주소 : http://bashuum.egloos.com/tb/139758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추유호's encycloped.. at 2009/11/09 00:14

... 질에서도 포스트한 적이 있지만, 많은 수를 세는 것 자체가 어떤 이성적인 경계를 뛰어넘는 행위이다. 문명마다 이런 수를 인식하는데는 패턴이 약간씩 있는데, 이는 ουτις님의 포스트를 참조하는 것이 좋다. 아무튼 여하튼 다들 수를 세고 사는데 수를 전혀 세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 이래서야 원, 수학이 있을 자리가 없잖아! 다니엘 ... more

Linked at Nihil : 2009년 내 .. at 2009/12/31 00:08

... 발행한 밸리 &amp; 대표 글음악 (2회) / RUSHMORE - KAMITSU세계 (1회) / 수사 유형영화 (1회) / Traduttore, traditore - Legends of the Fall가장 많이 읽힌 글은 만주 ... more

Commented by 추유호 at 2009/03/07 10:33
생각보다 패턴이 없는 언어도 많네요. 많은 언어에서 패턴이 나타날 것이라고 상상했습니다.
유익한 포스트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ουτις at 2009/03/07 18:19
언제 한 번 정리해 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추유호 님의 포스팅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 라기엔 너무 늦었군요. ^^)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Semilla at 2009/03/14 07:31
whour는 whore랑 너무 비슷해서 위험해보여요;;;
Commented by ουτις at 2009/03/14 20:34
더헉... 그런 깊은 뜻이... +_+
one little, two little, three little, whour... ;;;

이웃 업계(!)에 관한 포스팅들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끝소리 at 2009/03/27 09:08
재미있는 연구네요. 제가 아는 선에서 몇 가지 제보...

게르만어 가운데 유독 덴마크어 수사가 의외로 좀 아스트랄한 면이 있습니다.

핀란드어 수사는 대응 패턴이 확실히 보입니다.
Commented by ουτις at 2009/03/28 00:46
제보 감사드립니다. 20에 2.5, 3.5, 4.5를 곱하다니... 북유럽 사람들은 피곤하게 사는군요. ㅎㅎㅎ
핀어 수사는 대응도 있지만, 모음 조화 영향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핀어를 전혀 모르는지라 고견 부탁드립니다.
Commented by 끝소리 at 2009/03/28 02:50
음. 제가 생각했던 것은 yksi, kaksi와 kahdeksan, yhdeksän과의 대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어원은 확실히 밝혀진게 없다는군요. http://en.wikipedia.org/wiki/Finnish_numerals 에 보면 *kaks-teksa [2 10], *yks-teksa [1 10]에서 왔다는 설도 있는데 여기서 10을 뜻하는 *teksa는 인도ㆍ유럽어에서 왔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글쎄요.
Commented by ουτις at 2009/03/30 17:42
아 그러셨군요. 지금 보니 왜 이걸 놓쳤나 싶을 정도로 10-1, 10-2는 뚜렷해 보이네요.
다만 뒤의 10 부분이 인도유럽어 어원이라는 설은... 저도 '글쎄요' 싶은데요. ㅎㅎㅎ
일단 핀어랑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게르만어는 *tehen, 슬라브어는 *desẽtŭ로,
인도-유럽어의 경구개 파열음 c 요소가 모두 마찰음으로 약화되었는데,
쌩뚱맞게 k가 부활해 있는 걸 보면......
물론 대단히 이른 시기에 차용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
Commented by eee at 2009/07/13 10:05
아, 여기가 언갤의 본좌 k님의 블로그라니 깜짝 놀랐습니다. 가끔 눈팅하는 눈팅족 eee입니다.

수사체계가 여러모로 흥미롭네요. 개인적으로 우리말 고유수사가 매우 효율적인 한어계 수사의 유입에도 거리낌없이 현재까지 일상어에서 99까지 쓰이는 등 나름 살아남아 있다는게 좀 신기합니다.
일본하고 비교해보면, 시각을 말하는 -시 -분에서 -시에 고유수사가 쓰이게 됨으로서 고유수사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한 번>과 <일 번>의 차이같이 쓰임새가 분화된게 그 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와힐리어의 6이상의 수 차용을 보면 원래 6이상의 고유어 표현이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좀 더 효율적인 차용어가 이를 밀어낸 것인지 궁금합니다. 여러 토착어 가운데 많은 숫자를 나타내는 말이 없는 경우에 다른 언어에서 차용해 오는게 보통이긴 한데, 드물게 근대에 와서 숫자를 만든 경우도 있었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7은 낫, 8은 번데기하는 식으로 아라비아 숫자의 모양과 비슷하게 생긴 사물의 이름을 따서 기초 수사를 마련한 부족이 있었다는 얘기를 책에서 읽었습니다.

k님 아니 ουτις님이 언어계통에도 관심을 갖고 계신줄은 몰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말의 언어계통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여쭈어 봐도 될른지요
Commented by ουτις at 2009/07/13 22:45
본좌라니요 ;;; 분에 넘치는 말씀입니다.

맞습니다. 한어계 수사의 영향력은 상당히 강한데, 한국어 수사는 그런 면에서 꽤 분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타이어의 경우 동북아시아의 언어들에 비해 한어의 영향을 덜 받았음에도 수사는 거의 한어화했거든요. 일본어도 10까지는 和語를 쓰는 일이 많지만, 10을 넘어가면 はたち, みそじ, やおよろず 같은 몇몇 표현 외에는 한어계 수사를 쓰지요.
다만, 한국어에서도 높은 숫자는 점차 밀리는 추세예요. 특히 영남 방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지역에 따라 한어로 넘어가는 경계가 다르기는 해도, 이런 식이지요.
하나, 둘... 스물... 마흔 아홉, 오십 하나, 오십 둘... 육십 다섯... 등등.
중부 방언도 서서히 이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반투어에서 기본 수사는 1-5와 10인듯 합니다. 6-9는 품사도 다르고, 어휘도 다양하고, 그러네요.

계통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어의 계통은 '모른다'가 가장 정직한 답이라고 보구요.
문증할 수 없는 것을 주장하는 건 학문이 아니라 소설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개인적인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알타이어족설은 버리기 아까운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특히 부동사 활용 패턴 같은 게... 근데 역시 확실한 음운 대응 규칙을 발견할 수 없는 한 가타부타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예요.
Commented by eee at 2009/07/14 07:54
답변 감사합니다.
우리말 수사가 일부 방언에서 밀리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네요. 하긴 저 자신을 돌아봐도 예순 이른 여든을 가끔 혼동할 때도 있으니... 좀 아쉽습니다.

한국어 계통문제는 어쩌면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말씀하신대로 부족한 근거를 억지로 끌어붙이려는 이론보다는 차분히 기다리는게 옳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ουτις at 2009/07/15 20:15
수사 체계가 여럿 공존한다는 게 기능적으로 부담이 되니,
한 쪽이 밀려 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습니다.
한어계 수사가 보다 간단하고 빈번하게 사용되니 경쟁에서 이기는 건 어쩔 수 없지요. ㅎㅎ

계통 문제는, 새로이 고대 언어들의 자료가 방대한 양이 발굴되지 않는 이상은 '알 수 없다'로 끝날 공산이 큽니다.
Commented by 지나가다 at 2010/02/16 09:21
정장상방은 운복(개음)의 존재를 부인함. 귀전이 운복이라고 본 건, 정장상방에게 있어서는 墊音의 하나이며, 성모의 일부.

그냥 한어 수사엔 패턴이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거임.
Commented by ουτις at 2010/02/17 22:21
음절/운율 구조에서 적극적인 기능을 하지 않는다는 정도면 모를까, 존재를 의심도 아니고 부인까지 해 버린 건 너무 세게 나간 것 같은데...
하지만 패턴이 없어 보이는 건 동의. ㅇㅇ
Commented by 웃기지마 at 2010/02/17 22:29
내가 중요한 말을 생략한 것 같은데.

한어 상고음에서 개음이 없었다고 보는 것임. 아예 없다고 봄. 현대 광주화마냥 아예 없음.

그리고 사실 상고음에서 개음은 있었다고 해도 해성에서 적극적인 기능을 했다고는 전혀 여겨지지 않음.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